2008년 06월 01일
그 광경을 보고 눈이 뒤집혔다.
30일 남자친구와 점심을 먹고 아이스크림 와플도 후식으로 먹고 기다렸던 인디아나 존스를
놀이기구 타는 기분으로 소리질러 가며 재밌게 보고...... 2주마다 한 번 씩인 주말, 행복한
데이트를 마치고 난 그대로 가벼운 마음으로 시청으로 갔다.
몸사리기 좋아하고 내 안위 보살피기로 난 어디서 빠지지 않을 거다. 그런데 도저히 그냥
있어서는 안 될거같아서 난 저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하는 걸 반대한다고 표현하지 않으면
두고 두고 후회 할 것 같아서 그래서 가방 남자친구님이 사 주신 빵 하나에 박카스 한 병
들고 볕 좋은 날 소풍하듯 나간거다.
말로만 듣던 자유선언과 노래, 음악 연주등의 퍼포먼스를 보고 나도 촛불을 키고 거리로 걸었다.
청와대로 가자고 걸어가다 이쪽은 막혔다며 다시 시청광장으로 오니 어느새 9시가 넘어간 시각.
광화문쪽으로 나가자고 다시 반대쪽으로 갈 테부터 슬슬 이제 집에갈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더구나 도로를 한치의 틈도 없이 차로 막아논 광경을 보니 질리기도 하고 어디로 더 갈 수도
없겠네 라고 생각했다.
그 때 보았다.
인도를 점거해 있던 경찰들이 뒤로 빠지면서 차들 사이에 약간의 틈이 생긴 곳에
사람들이 파고 들었을 때 안 그래도 사람들과 경찰로 아수라 장이 된 그 사이를
더 좁히겠다고 차를 후진 하는 것을.
나도 모르게 여기 사람이 죽는단 말이야 라고 비명이 터졌다.
눈물이 눈에 고였다.
그리고 집으로 갈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차를 들어 엎을 기세를 보이자 차의 시동이 꺼졌고 갈라진 그 작은 틈으로 나도
걸어들어 갔다. 차로 겹겹이 청와대로 들어가는 길목은 막아놓은 경찰이 새벽 4시까지
물대포를 쏘아대는 대도 사람들은 웃음을 잃지 않으며 경찰에게 구호를 외쳤다. 아무렇지
않게 사람이 미끌어 떨어질 정도로 물로 공격하는 데도 세탁비 내놓으라는 말이나,
수도세가 아깝다는 말을 하며 웃는 사람들. 그저 차를 흔드는 게, 우리가 걸어갈 수 있도록
비켜달라는 게 전부인 사람들.
그 속에서 나도 소리를 치다가 춥고 힘들어지면 불을 쬐며 음식을 나눠먹다가 하다보니
4시가 됐다. 내가 혼자 왔다는 말에 자주 와본 동생이 4시부터 진압이 시작된다며 종로로
빠지라고 몇 번이고 연락을 하고 나 스스로도 지친것이 느껴져 일단 몸을 추스리기로 하고
여전히 물을 맞으며 소리치는 사람들 속을 빠져나왔다. 그 속을 이탈하는 데 아무도
가지말라고 말리지 않는다. 그저 물 공격이 시작된 곳으로 가주세요 라고 부탁하는 말이
도로 여기저기 간간히 들려올 뿐.
물 쏘는 소리와 섞인 구호 소리는 점점 몸에서 멀어지는데 자꾸 뒤돌아 보고싶어지는 건 왜일까.
미적미적 새벽의 거리를 걸어오면서 어떤 나이트 클럽 문 앞에서는 그 날 그 클럽에서
유행하던 춤이었는지 비슷한 동작을 연신 해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까 내 옆에서 구호를 외치던 사람들과 별 다른 차이가 없었다.
동생과 맥도날드에서 만나 첫 차가 올때까지 상황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전동차 안에서 집에 가겠다고 해놓고 밤을 넘겨버려서 단단히 화가났을 남자친구에게
난 아무일 없이 집으로 가고 있고 걱정시켜서 미안하다고 말을해야 하는데 내가 버리고
온 그 사람들이 지끈지끈 밟혀서 자꾸 말을 에두르고 있다.
난 오늘은 참가하지 못할 것이다.
부디 동생이 아무 일 없기를, 다른 이들도 아무 일 없기를 뻔뻔하게 빌어볼 따름이다.
# by | 2008/06/01 13:59 | 잡담 | 트랙백 | 덧글(0)






